무〇년 7월 10일, 아버지가 會試 응하기 위해 객지에 가있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
무〇년 7월 10일, 아버지가 會試 응하기 위해 객지에 가있는 아들에게 초심을 굳게 지켜 소득이 있기를 바라며, 마치면 인편과 함께 내려오라는 내용으로 보낸 편지이다.
먼저 네가 출발하여 떠난 후로 소식이 없어 보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았다 하고, 피차간 소식을 알려고 건넌 마을 金郞이 돌아갈 때를 여러 번 말로도 물어보고 만나서도 물어 보았다고 하였다. 그때마다 번번이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 金郞과 喪主가 아이를 데리고 앞길로 지나가기에 아이를 보내어 물어보니 갑자기 떠나게 되어 알리지 못하였다 하는데, 길을 멀리 돌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수고롭게 하는 것도 아니니 인심이 있다면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하면서 아직도 분하고 섭섭한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번 사람을 보낼까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풀을 벨 때라 그럴 겨를이 없었고 그 이후 늦더위가 심하여 이제야 사람을 보낸다고 하며 객지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였다.
자신에 대해서는, 더위로 인한 설사로 며칠 고생하다가 이제 조금 낫다고 하고, 부모님은 큰 병환은 없고 나머지 가족들 또한 탈은 면하였으며 마을 내 병 기운도 점차 걷혀간다고 하였다. 그런데 가뭄이 심하여 곡식들이 타들어가니 사방 이웃의 근심스러워하는 모양이 똑같다 하고, 며칠 안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그나마 남은 것조차 추수할 가망이 없을 것이라 걱정하였다.
또 객지에 오래 머물다보면 범범하게 날을 보내기가 쉬우니 너는 초심을 굳게 지켜 백 배 노력해야 일을 이룰 수가 있을 것이라 하고, 더욱 힘쓰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돌아올 기일을 묻고 아직 회시를 마치기 전이면 마친 뒤에 와야 할 것이고, 이미 마쳤다면 지금 간 인편과 함께 오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추신으로, 雲亭으로 갈 편지는 이 인편에게 전하도록 시키지 말라며, 싫어할 것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