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〇년 11월 6일, 아버지가 아들에게 객지 생활에 모든 일을 건성으로 하지 말고 독서에 있어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하기 위하여 보낸 편지
무〇년 11월 6일, 아버지가 아들에게 객지 생활에 모든 일을 건성으로 하지 말고 독서에 있어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하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네가 출발한 후부터 날마다 안돈하였다는 소식을 기다리다가 어제 편지를 보고 별 탈이 없음을 알았다고 하고, 며칠 이래에 객지에서 지내는 사정이 어떤지를 물었다. 전에 생각했던 곳은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어서 곧장 다른 곳에 주인을 정하였다니 다행이라며, 추위에 고생스러웠던 곳과 는 비교할 수가 없을 테지만, 객지가 집과는 다르니 반드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건성으로 섭렵하는 일 없이 깊이 생각하고 뜻을 해석하여 기어이 터득하는 것이 자신이 바라는 바라고 하며 부지런히 힘쓰라고 하였다.
노인 어른의 건강은 턱이 빠지는 증세가 이미 5, 6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차도가 없으니 초조하다 하고, 槐村의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하였다. 또 상대는 집안을 이어야 할 책임이 중대하니 독서라는 헛된 명분만 내세우지 말고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友琴의 근황은 평안한지 묻고 나머지는 일일이 쓰지 못한다며 말을 맺었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