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9월 6일, 안동 도촌의 權靖夏(1806∼1892)가 剡溪[무섬마을, 수도리]의 朴齊淵(1807~1890)에게 보낸 편지
1888년 9월 6일에 안동 道村의 權靖夏(1806∼1892)가 영주 剡溪의 朴齊淵(1807~1890)에게 종손부의 신행 때 함께 올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의 편지이다.
이전에 없던 더위가 아직 남아 있지만 가을에 닿은 시기에 늘 그리운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인사를 한 뒤, 수신인과 가족의 안부와 특별히 從孫婦의 안부를 물었다. 자신의 從孫婦가 친정에 가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어 자신의 안부를 간략히 전하고, 從孫子가 매일 저녁에 크게 추워하며 앓는데 瘧疾인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하며, 新行이 이달 28일로 정해졌다고 하는데 다른 어려움이 없는지 묻고, 종손자가 직접 가야 하지만 앓고 있어서 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연을 전하였다. 또 가뭄과 벌레의 피해로 흉년이 들어서 걱정이라고 탄식하고, 신행할 때 수신인이 직접 올 수 있는지 물으며 기다린다고 하였다. 자신의 종손자와 혼인을 하고 친정에 있으면서 신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종손자의 부모를 대신하여 사돈댁에 쓴 편지이다.
피봉의 '晩軒'은 안동 도촌 道溪書院 경내의 晩對軒이다. 여기서는 발신인의 거주지를 뜻하는 말로 썼다. 발신인 권정하의 자는 惠民, 호는 松皐, 본관은 안동이다. 晦中의 아들로 定齋 柳致明(1777∼1861)의 문인이다. 문집인 『松皐集』 2책이 있다. 박제연의 손녀 가운데 大鍵에게 출가한 손녀가 있는데, 권정하는 그의 시종조부로 보인다.
피봉에 수신처가 '剡溪'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수도리, 무섬마을로도 불린다. '台座'는 박제연으로, 자는 聖源, 호는 吾軒, 본관은 潘南이다. 부인은 의성김씨 漢壽의 딸로, 학봉 김성일의 후예이다. 1840년 문과에 급제했고, 병조참판, 의금부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 『오헌유고』가 있다.
『반남박씨 판관공파 세보』, 2001.,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