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12월 16일, 權景淵이 朴齊淵에게 보내온 물품에 답할 수 없는 형편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87년 12월 16일, 權景淵(1800년대)이 朴齊淵(1807~1890)에게 며느리로 맞아들인 박제연의 손녀의 인품이 매우 뛰어나며 보내온 물품에 답할 수 없는 형편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혼인의 일로 서한을 받아보고 편지 가득 특별히 아껴 기억해 주시는 정성을 알겠다며 이 섣달에도 건강하시며 손자를 비롯하여 가족 모두가 평안하심을 알게 되니 안심이 된다고 하였다. 아버지를 여읜 상중의 査下生 자신은 어머니의 병이 증세가 심해져 누워 앓으신 지 5~6 일이 되도록 아직 낫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우는 심정이지만 신부에 대한 소문이 귀에 넘칠 정도로 들리니 온 집안의 경사라 하였다. 또한 伯父가 돌아와 모든 범절이 바라던 것 이상일 뿐 아니라 九旬의 노인과 합석하여 한바탕 쌓인 회포를 풀었다고 자랑해 마지않으니 이는 세상에 드문 일이라 하고 더구나 새로 좋은 世誼가 맺어지는 터라 더욱 다행하다고 하였다. 자신의 아들은 아직 숙성하지 못하고 교육이 부족한데 도리어 칭찬이 지나치니 부끄럽다고 하고, 폐백 음식을 후하게 보낸 데 대하여 전혀 답례를 못하니 매우 송구하다고 겸사하였다.
발신인 權景淵은 자가 聖仰, 본관은 안동이다. 안동 북후면 도촌리에 거주하였다. 박제연의 손서 權泰斗의 아버지이고 權靖夏(1806~1892)의 조카이다.
수신인 박제연은 자는 聖源, 호는 吾軒, 본관은 반남이다. 영주 수도리에 거주하였다. 1840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병조 참판을 지냈다. 저서로 『오헌유고』가 있다.
발신인의 이름 옆 여백의 '道村 聖仰'라는 기록은 발신자의 거주지와 字를 적은 것으로 문집의 편차나 간찰의 성첩 등 분류상의 필요 때문에 후대에 追記한 것인 듯하다.
『潘南朴氏 判官公派 世譜』, 반남박씨 판관공파 종중, 2001.5.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