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6월 23일, 權靖夏가 朴齊淵에게 승진과 증손자의 출생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86년 6월 23일, 안동 북후면 도촌리의 權靖夏(1806~1892)가 무섬[水島]의 朴齊淵(1807~1890)에게 보낸 편지이다. 승진과 증손자(朴興緖)의 출생을 축하하고 자신을 너무 높이지 말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다.
먼저 오랫동안 소식이 막힌 끝에 먼저 편지를 받아 스스로를 낮추는 상대방의 태도에 대한 감격스러운 심정을 말하였다. 박제연이 병조 참판이 된 것과 증손 박흥서가 지난해(1885년)에 출생한 것을 축하하였다. 선을 쌓은 집안의 넘치는 복이라고 축하하며 집안의 재물의 유무에 맞추어 잔치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자신은 80의 나이로 재미있는 일이 전혀 없고 오직 백발의 형제가 서로 의지하며 어린 증손자를 데리고 놀 뿐이라고 하였다. 역병이 크게 퍼져 오염지역에 들어간 사람이 문득 죽으며, 거주면 5, 6명이 숲을 태워 공포에 휩싸였음을 전하였다. 수신인의 고장이 깨끗함을 무릉도원에 비유하며 부러워하였다.
또 박제연이 자신에게 "道體"라는 용어를 쓴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며 실언이라 하였다. 이 때문에 당황스러워 오래도록 답장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영영 답을 하지 않으면 굽힌 데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이에 답을 한다고 하였다. 추신으로 박제연의 再從이 참혹한 일을 당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외가는 평안함을 말하였다.
발신인 권정하는 자가 惠民, 호는 松皐, 본관은 안동이다. 안동 북후면 도촌리에 거주하였다. 柳致明의 문인이다. 安東府 座首를 지냈다. 저서로 『松皐集』이 있다. 박제연의 손서 權泰斗의 종조부이다.
수신인 박제연은 자는 聖源, 호는 吾軒이고 본관은 반남이다. 영주 수도리에 거주하였다. 1840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병조 참판을 지냈다. 저서로 『오헌유고』가 있다.
피봉의 '晩軒'은 안동 도촌 道溪書院 경내의 晩對軒이다. 여기서는 발신인 권정하의 거주지를 뜻하는 말로 썼다.
『潘南朴氏 判官公派 世譜』, 반남박씨 판관공파 종중, 2001.5.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