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5년 9월 16일, 李敦禹가 상대방 측에서 부탁한 일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75년 9월 16일 李敦禹(1807~1884)가 성명 미상의 수신인에게 보낸 편지이다.
연래에 하늘 끝에 떨어진 것처럼 늘 그리워하면서 그 사이 영감께서 조정으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서 생각하는 마음이 절실했다고 하였다. 뜻밖에 이 벗님이 방문한 데 물어보니 남쪽으로 오신 지 여러 날 되었다는데, 영감의 일상이 곳곳마다 호위하신지, 손자가 달성 향시에 참방하였다니 기쁘고 축하하기가 만만이라고 하였다.
자신은 나이가 많은데 병이 들어서 이 세상에 오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옛 벗들과 한 번 단란히 모여 보는 것이 지극한 소원이러니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탄식하였다. 영감 같으면 세상 생각을 끊지 않았으면서도 칠십을 바라보는데 능히 천리 길을 감당하니, 동년배인 자신과는 기력이 현저히 다르다고 하면서 웃었다.
당신의 종질이 당신의 뜻으로 부탁한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다만 이렇게 좁은 지방에 엎드려 있는 사람이 어떻게 당대 수령의 명성과 신망을 들을 수 있겠으며, 명성과 신망을 아는 것이 없는데 억지로 그를 위하여 편지를 쓰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이 아니며, 그래서는 반드시 자신의 청을 듣고 인사를 움직이게 할 도리가 없으니, 혹시 영감의 말씀을 봉행하지 못하더라도 부디 용서하십사고 하였다.
금년 봄에 금계에서 거의 만날 뻔했는데 마침내 팔을 스치고 지났으니 지금까지도 아쉽다고 하고, 가을 겨울 사이에 혹시 남쪽으로 오실 뜻이 있는지, 늙어가면서 정회가 늘 잊히지 않지만 만나서 풀길이 없으니 편지를 쓰면서도 아득하다고 하였다.
발신인 李敦禹(1807~1884)는 본관은 韓山, 자는 時敏이고 호는 肯庵이며, 大山 李象靖의 현손이다. 1850년 문과에 급제하여 부교리, 집의, 동부승지, 이조 참판에 제수되었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