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년 11월 29일, 柳進瑀(1808~1886)가 朴齊淵(1807~1890)에게 조정 소식과 안부를 묻고 담배를 보내기 정성을 표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62년 11월 그믐날 柳進瑀(1808~1886)가 朴齊淵(1807~1890)에게 보낸 편지이다.
조정에 나가 삼년간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내고 문득 은퇴해서는 자연에 누운 신선이 되었으니, 옛 사람이 말했던 '구름이 봉래에 가까우니 늘 오색이 찬란하다'는 것이 진정으로 오늘날 당신에게 해당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화려한 조정에 훌륭한 관료가 있는 것은 속세의 풍경이 아님을 알겠다고 하면서, 임금을 뵈었을 때 가끔 맑은 대화를 들은 것이 있었는지 물었다.
다만 한 가지 들려드릴 이야기로는, 옛날에 伶倫이 律呂를 만들어 온 세상에 풍기를 펼쳤고 后夔는 章箾을 지어서 봉황의 의표가 드러났었으니, 오늘날에 천지가 태평하고 일월이 빛나고 있는데 어찌 乖氣가 그 사이에 끼어들겠는가 하면서, 불러일으켜야 할 것은 바로 和氣일 뿐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당면한 일은 열성조의 雅樂이라고 하면서, 그대 같은 사람이 옛 성인의 도를 행하여 날마다 온 세상에 소리 없는 음악이 들리게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였다.
한겨울 추위가 심한데 객지에 체후가 건승하신지, 여러 해 뵙지 못했는데 신체가 늙지는 않았는지 묻고, 자신은 형제가 무고하니 다행이지만 쇠약한 모습은 탄식할 만해서 옛 현인들이 좋아하시던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였다. 앞에 말한 것은 시골 선비가 감히 할 말이 아닌 듯하지만 잘 아는 사이에 편지를 쓰다가 흥을 멈추지 못한 것이니 웃어버리라고 하였다.
추신으로, 담배 조금을 보내어 정성을 표한다고 하였다.
발신인 류진우의 본관은 풍산이며 아버지는 雲祚이다. 進璜의 아우이자 進徽의 생가 형이며 柳道直의 아버지이다.
수신인 박제연의 자는 聖源, 호는 吾軒이고 본관은 潘南이다. 영주 수도리에 거주하였다. 1840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병조 참판을 지냈다. 문집으로 『오헌유고』가 있다.
편지의 여백에 쓰인 '夏亨氏'라는 글은 발신인의 字를 표시한 것으로, 후대에 문집이나 간찰집 등을 편집할 목적으로 자료를 분류하기 위하여 附記한 것인 듯하다.
『潘南朴氏 判官公派 世譜』, 반남박씨 판관공파 종중, 2001.5.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