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2년 10월 3일, 柳進瑀가 朴齊淵에게 길 떠나는 일을 염려하는 편지
1772년 10월 3일 河回의 柳進瑀(1808~1886)가 무섬[水島]의 朴齊淵(1807~1890)에게 보낸 편지이다.
하루 저녁 뵈었던 것이 혼인 후의 초면이었는데 돌아온 뒤 1년이 되면서 한 가지 그리움이 되었다고 하면서, 그때 형께서 편찮으신 데다 험한 길을 가시게 되었으니 크게 손상되신 일은 없는지 묻고 부디 십분 조섭하고 비호하셔서 자기 소망에 부응해 달라고 하였다. 요즘 겨울날에 양대 어른의 나날은 더욱 강건하시며, 모시고 있는 여러분과 형수님의 절도는 안온하신지 물었다.
자신은 여러 마을에서 며칠 묵다가 어제 비로소 집에 돌아왔는데 어른들은 평안하시고 나머지도 그리 말씀드릴 만한 일이 없다고 하였다. 다만 요사이 날씨가 조화를 잃어 비와 눈이 번갈아 오고, 하물며 이 새롭고 험한 길에 어떻게 조화롭게 가시려는지 물었다. 바라기는 그 전날 짐을 꾸려 두었다가 새벽에 출발하는 것이 매우 좋을 것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떤가 하였다. 한 번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인데, 돌아온 뒤에 평상을 쓸고 만나자는 말을 미리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 부디 저버리지 말라고 하였다.
발신인은 柳進瑀(1808~1886)이고, 여백의 '夏亨氏'는 그의 字이다.
수신인 박제연의 자는 聖源, 호는 吾軒이고 본관은 潘南이다. 영주 수도리에 거주하였다. 1840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병조 참판을 지냈다. 문집으로 『오헌유고』가 있다.
편지의 여백에 쓰인 '夏亨氏'라는 글은 발신인 柳進瑀의 자를 표시한 것으로, 후대에 문집이나 간찰집 등을 편집하기 위하여 附記한 것인 듯하다.
『潘南朴氏 判官公派 世譜』, 반남박씨 판관공파 종중, 2001.5.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