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년(순조 4) 2월 3일에 海隱 金熙成(1741~1804)이 科擧를 보러 가는 길에 자신을 꼭 방문해 달라고 당부하기 위해 李秉淳(1751~1818)에게 보낸 편지이다.

金熙成는 본관이 義城, 자가 誠之로, 一枝窩 金宅東의 아들이다. 文科에 급제하고, 持平에 제수된 바 있다. 그의 딸인 義城金氏가 李秉淳의 아들인 李彙文와 혼인하였으므로, 그와 李秉淳는 서로 사돈지간이 된다. 먼저, 일전에 從姪이 李秉淳가 사는 데와 가까운 곳으로 가는 줄을 몰라서 그 편에 편지를 써서 부치지는 못했다고 하였다. 從姪이 돌아와서 근일의 李秉淳에 대한 소식을 상세히 전해 주니 조금이나마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고 하였다. 큰 눈이 내린 뒤로 흐린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이때에 李秉淳의 건강이 어떠하며, 仲氏의 근황은 또 어떠한지 안부를 물었다. 아울러 자신의 딸(李秉淳의 며느리 義城金氏)이 병을 앓고 있지는 않은지도 물었다. 듣기로 李秉淳가 科擧를 보러 4일에 출발하여 5일에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온다고 하는데 탈 말과 노자를 과연 모두 입수하였는지도 물었다. 길이 진창이므로 튼튼한 말이 아니면 안전상 문제가 생길 듯 하다고 하면서, 지극히 염려가 된다고 하였다. 李秉淳의 방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심정을 함께 전하였다. 이곳 海底의 사람들은 科擧를 보러 7일에 모두 출발할 것이라고 하였다. 金熙成는 3, 4일 전에 밥을 먹다가 체하여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되어 하루 낮밤 동안 아주 심하게 앓다가 지금에야 괜찮아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기력이 몹시 소진되어 매우 괴롭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李秉淳의 숙부의 근황이 어떠한지 안부를 묻고 늘 정신이 혼미하여 안부 인사를 빠트리는 것에 대해 한스러운 마음을 표하였다.

李秉淳(1751~1818)은 본관이 眞城, 자가 幼性이다. 그는 退溪 先生의 손자 李純道의 高孫인 隱拙齋 李守弘의 曾孫이다. 곧 眞城李氏 宜仁派에 속해 있다. 그는 1804년에 식년 생원시에 입격하고, 1814년에 淸安縣監로 임명되었는데, 재직 중이던 1818년에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