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2월 7일에 鄭致聃이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젖먹이 아이의 약재인 녹용을 사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쓴 편지
갑인년 2월 7일에 鄭致聃이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젖먹이 아이의 약재인 녹용을 사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쓴 편지이다.
편지의 서두에 ‘稽顙’이라는 표현으로 ‘이마를 조아린다’라 하고, 또 빈소를 모시는 당신의 안부를 물은 것으로 편지를 받는 상대방은 상을 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발급인 정치담도 자신을 罪甥이라 표현하였는데, 이것으로 보아 서간을 보낼 당시 상중인 것으로 보인다.
편지의 초반에는 인편이 잠깐 막힌 까닭에 그리움이 절실하다고 하였다. 이어 지난번에 雲谷 어른을 만나 뵙고 식구들의 안부를 들었는데, 그 뒤에 여러 날이 지났다고 하면서 이때에 빈소를 모시는 안부는 계속해서 잘 지탱하고 계신지, 允兄은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형제들의 공부하는 중의 안부 등 여러 사람들의 안부를 물어보았다.
자신은 할아버지의 근력이 겨우 큰 탈을 면했으니, 사적으로는 다행이지만 부모님을 잃고서 살고 있는 자신의 완악한 질긴 목숨을 끊지 못한다고 하였다. 이 새해를 당함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듯한 슬픔이 더욱 다시 끝이 없다고 하였다. 또한 천연두가 인근에 닥쳐와서 도피할 곳이 없는데, 자신의 젖먹이 자식이 막 태열 때문에 매우 괴로워하며 지내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상태의 아이가 무슨 수로 천연두가 이 아이에게 순순히 지나갈 수 있겠느냐고 상대방에게 물어보았다. 기다렸던 약 처방 가운데 녹용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하니, 이에 사람을 불러서 景寬 형에게 안부편지를 쓴다고 하였다. 당신께서 각별히 주선하여서 이 형을 권장하여 흥기시켜서 사서 보내주는 것이 어떠한지를 물으며 녹용을 꼭 보내 달라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로써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편지는 피봉이 존재하지 않아 수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발급인 정치담의 정확한 생몰연대를 알 수 없어서 이 편지의 발급연도인 갑인년을 유추할 수 없다.
『慶州崔氏匡靖公派大譜』, 新川族譜社, 1992
1차 작성자 : 김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