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 8월 10일, 好古窩 柳徽文이 겨울에 있을 文集 校勘에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1820년 8월 10일에 好古窩 柳徽文(1773∼1827)이 겨울에 있을 文集 校勘에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경치 좋은 곳에서 훌륭한 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본래 덧없는 세상의 훌륭한 일인데, 다시 상대와 같이 여러 날 동안 周旋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소원했지만 이루지 못하던 것이었다고 하였다. 더구나 그로부터 한 달이 되지도 않아서 상대가 진중한 편지를 보내주니 마치 직접 만난 것만 같은데, 요사이 상대가 한가롭게 지내는 가운데 공부가 더욱 뛰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말할 것도 없이 기쁘다고 하였다. 그런데 柳徽文 자신이 함께 文集을 校勘하는 일에 참여하였던 것은 이미 분수에 넘치는 것이었는데 상대가 자신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후세의 子雲이나 堯夫라고 칭찬할 줄이야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하였다. 子雲과 堯夫는 漢나라 揚雄과 宋나라 邵雍인데, 흔히 후세에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식견이 높은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柳徽文이 文集을 校勘하는 일을 아주 훌륭히 하고 있음을 상대가 칭찬하였다는 의미가 된다. 柳徽文은 沙村에서 3일을 보내고 나서 돌아와 質汝(雪竹 李秉殷) 兄의 방문을 받고서 벗들을 떠나 쓸쓸히 홀로 사는 근심을 조금이나마 달랬다고 하였다. 끝으로 상대가 다시 만나서 校勘 작업을 진행하자는 청에 대해서는, 가을과 겨울에 분주하게 출입하는 일이 있고 자신의 형님께서 봄부터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눈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지 못할 듯싶다고 하였다. 스스로 돌아보건대 좋은 일을 두 번하기 어려운 것은 그사이에 어떤 운수가 개입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