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 1월 10일, 鄭光翊이 문집을 頒帙해 주지 못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20년 1월 10일에 鄭光翊이 문집을 頒帙해 주지 못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병으로 인하여 바깥출입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온갖 생각이 모두 식어버린 재처럼 되어 버렸는데, 오직 상대만이 때때로 마음에 떠오른다고 하였다. 이런 즈음에 며칠 전에 美洞 편으로 상대가 편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또한 그 편지를 통해 新年을 맞아서 상대가 건승하고 가족분들이 고루 평안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매우 큰 희소식이라고 하였다. 이어 鄭光翊은 노쇠함으로 인하여 질병이 침노하고 있다며 자신의 근황을 전하였다. 사연 부분에서는, 인쇄가 완료된 鄭光翊 先祖의 文集 頒帙과 관련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書院(道正書院인 듯함)의 재정 형편이 좋지 못하여 문집을 애당초 많이 인쇄하지 못하였던 관계로, 知舊나 親戚들 집안에 대해서도 원래 광범위하게 배포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또한 續集을 상대에게 頒帙하지 못하였던 것은 망각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양해를 구하였다. 또한 가을로 예정되어 있다는 美洞의 新禮는 상대가 초대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참석하여 축하해야 하지만 연래로 병에 자주 걸리는 상황에서 그때 병이 나지 않을지 미리 예측할 수가 없는데, 상대가 참석한다고 하니 자신이 그때까지 생존해 있고 精力이 감당할 만하면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하였다. 또 그럼에도 세상에 원만한 상황이 드물기 때문에 이것이 염려될 만하다고 하였다.
발신자인 鄭光翊은 藥圃 鄭琢의 후손으로서 1818년 道正書院에서 목판으로 간행된 『藥圃集』 續集의 간행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편지의 사연 부분에서 언급되고 있는 續集도 이 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鄭光翊은 屛山書院의 賜額을 청원하는 운동을 벌인 인물인데, 곧 그가 屛虎 兩論 가운데 屛論에 속한 인물이었음을 의미한다. 이 편지에서도 頒帙 등과 관련하여 屛論에 속한 鄭光翊과 湖論 집안인 수신자 간에 약간의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는 측면을 살필 수 있게 한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