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년 11월 9일, 俛庵 李㙖가 글을 부탁받은 데 대해 수락의 뜻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1807년 11월 9일에 俛庵 李㙖(1739~1810)가 글을 부탁받은 데 대해 수락의 뜻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세월이 유한하여 喪期가 이미 다 흘러갔어도 효성스러운 손자인 상대의 추모하는 정은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가 또 먼저 편지를 보내준 데 대해 이루 말하기 어려울 만큼 감사하는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이 교차한다고 하였다. 더구나 봄에 상대가 보내줬던 편지에 대해 답장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逋慢한 죄가 더욱 무겁다고 하였다. 李㙖는 이번에 받은 상대방의 편지를 읽고서 상대가 至親의 喪事를 또 당하였음을 알게 되니 그지없이 슬프다고 하였으며, 다만 상대의 起居가 좋은 데 대해서는 십분 위안이 되었다고 하였다. 李㙖는 자신이 예전처럼 지내고는 있으나 쇠약한 건강 상태가 해와 달이 갈수록 심해져 가고 있다며 근황을 전하였다. 상대가 보내준 回榜錄은 이를 통해서 당시의 성대했던 文雅를 볼 수가 있고 성대한 일을 치장하고 후세에 남겨줄 만하니, 경탄스러운 마음을 가눌 수 없다고 하였다. 다만 자신에게 이와 관련한 글을 짓게 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바가 아니지만 情으로 보건대 감히 사양할 수만도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신이 현재 일로 바쁘고 고달파서 뒷날에 끝내 그러한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상대가 보내준 南草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자신은 답례할 것이 없다고 하면서 그지없이 부끄럽다고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