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년 12월 24일, 俛庵 李㙖가 先祖에 대한 글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재고해 주시기를 청하기 위해 柳星休에게 보낸 편지
1806년 12월 24일에 俛庵 李㙖(1739~1810)가 先祖에 대한 글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재고해 주시기를 청하기 위해 柳星休(1738~1819)에게 보낸 편지이다.
李㙖는 柳星休의 아들을 통해서 전달된 柳星休의 편지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고 하면서, 柳星休가 부탁한 일이 어쩌면 그리도 지나치게 중대하며 예우는 또 어쩌면 그리도 지나치게 공경스럽냐고 하면서 난감한 마음을 전하였다.
또 자신과 柳星休가 서로 묘년 때부터 지금 늘그막에 이르기까지 교제하였는데, 柳星休가 평소에 자신을 어떤 인물로 보았기에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런 중대한 일을 부탁하느냐고 반문하였다. 효성스런 자손은 조상의 드러나지 않은 德을 闡揚하는 데에 있어 草率하게 처리하여 후세 사람들이 수치스럽게 여기도록 해서는 안 되는데, 柳星休는 평생 사귄 자신이 이러한 일을 감당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알지 못했으니 밝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더불어 조상의 드러나지 않은 德을 闡揚하는 것을 구차스럽게 해서는 안 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질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하였다.
요컨대, 자신에게 이러한 일을 부탁한 것은 李㙖 자신을 그릇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柳星休가 스스로 더없이 큰 효성을 망치는 행위라고 하였다. 자신의 이러한 뜻을 누누이 柳星休의 아들에게 말해 주었는데도 그가 이해하지 못하니, 이는 柳星休에게 이미 명을 받아 중간에 감히 바꾸지 못하는 까닭이냐고도 물었다.
끝으로, 李㙖는 대놓고 거절하지는 못해서 이렇게 편지를 써서 청하니 柳星休가 사실을 잘 이해하여 속히 답변을 달라고 부탁하였다.
柳星休는 본관이 全州, 자가 井瑞로 笵溪 柳通源의 아들이다. 1771년에 생원시에 입격한 바 있다. 참고로 이 편지는 안부 부문이 약간 편집된 채로 李㙖의 문집인 『俛庵集』에 「答柳井瑞」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