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년 5월 9일, 金相燮이 解配와 관련하여 俛庵 李㙖에게 보낸 편지
1806년 5월 9일에 金相燮이 解配와 관련하여 俛庵 李㙖(1739~1810)에게 보낸 편지이다.
해와 별이 높이 비추어서 窩窟이 자연 드러날 것이어서 李㙖가 유배를 떠났던 것은 厄運이 아니고 유배에서 돌아오는 것은 常例이니, 이러한 예사로운 禍福에 대해 기뻐하거나 슬퍼할 필요는 없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유배지가 아주 멀고 자연적 환경이 좋지 못해서 늙은 李㙖가 힘들게 왕래하고 어렵게 조섭할 것에 대해 염려가 깊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유배를 다녀온 李㙖의 건강상태가 평소보다 못하지 않고 반 달 동안이나 말을 타고 먼 길을 다녀온 뒤에도 起居와 酬接이 좋은 것은 필시 하늘을 지탱하는 義理가 李㙖의 元氣를 扶護하여 유배지의 좋지 못한 瘴氣도 감히 李㙖의 몸에 해를 끼치지 못하였던 것이니, 그지없이 위안이 되고 기쁘다고 하였다. 더구나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바다의 장관을 상쾌하게 구경하는 등 몇 달 사이에 한 번 유배를 가서 얻은 성과가 가슴을 트이게 하는 일들이었으니, 이는 살기 좋은 곳으로 유배를 보낸 격이었다고 하였다. 金相燮 자신은 窮廬에 칩거하고 있고 나가자니 나귀가 없어서 李㙖가 머나먼 길을 떠나고 또 돌아왔을 때에 모두 다른 사람들을 따라 직접 가서 患難을 함께 하지 못하였으니, 그저 지극히 부끄러운 마음을 가눌 수 없다고 하였다. 끝으로, 伊川 令(伊川 수령을 지낸 바 있는 金㙆으로 보임)이 아들을 잃은 데 대해 차마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 이웃마을에 살고 있는 李㙖는 다른 사람보다 더 애통한 심정일 것이라고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