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아버지가 묘소와 관련된 일 등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아들에게 보낸 편지
10월 24일에 아버지가 묘소와 관련된 일 등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아들에게 보낸 편지이다.
먼저, 집을 떠나온 지 벌써 7, 8일이 되었다고 하면서 집안의 모든 상황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姪婦의 병세는 점차 나아서 회복되고 있느냐고 묻고, 이러한 증세는 마을 안의 사람들에게 많이 보이다가 곧 돌림병이 되었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자신은 9일 저녁에 虎溪書院을 출발하여 川前에서 묵었고 20일에는 찬바람이 불어 간신히 馬坪에 도착해서 徐 友 집에서 묵었으며 21일에는 古羅에 묵고 22일에는 後牙에 도착했다고 하면서, 이 과정에서 다행히 크게 낭패를 당한 일은 없었다고 하였다. 다만 중간에 齒痛이 심하여 음식물을 먹거나 마시는 것이 모두 힘이 들기는 하였으나 대단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으며 이곳에 도착한 뒤에는 재발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수령이 首吏와 上使 때문에 죄를 받았다는 이유로 辭狀을 제출하여 기필코 遞職을 받고자 한다고 하면서, 이 때문에 소란스러워서 묘소와 관련된 일에 대해 상의하지 못하였으니 염려스럽다고 하였다. 또 星南에게 들으니, 환자(還上)와 관련된 일이 시급하다고 하므로 약간의 粟을 찧어서 小米를 마련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수일 내로 바로 출발하려고 하였으나 바람 불고 추운 날씨가 염려스럽다고 하였다. 墓祀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거행하였는지 묻고, 毛洞(毛老洞으로서 李象靖과 李光靖의 조부인 李碩觀의 묘소가 위치한 곳)의 경우에는 자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이 가는 것이 지연된다면 어찌하겠느냐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처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8일이나 9일에는 墓祀를 설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 자신이 탈것이 없어서 가지 못하는 상황을 언급하고 난감한 마음을 전하였다. 묘소와 관련된 일을 함께 상의하여 부탁을 시원스레 들어준다면 얼마나 다행스럽겠느냐고 하면서도, 절박한 일이 생겼으니 번거롭게 얘기를 꺼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였다. 어제 내린 비는 흡족하다고 할 만한데, 우리 田庄도 흡족하게 비가 내렸는지 물었다. 자신은 내일 출발하고자 하지만 바람과 추위가 일게 되면 기필할 수 없다고 하였다. 永川 쪽으로 길을 잡고자 하는데 이렇게 되면 날짜가 지체될 것이라고 하면서, 그래도 그믐 전에는 집에 들어갈 것이니 날짜를 꼽아가며 기다리지는 말라고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