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가 내일 있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지 묻기 위해 손자에게 보낸 편지
조부가 내일 있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지 묻기 위해 손자에게 보낸 편지이다.
그저께 편지를 받고 객지에서 지내고 있는 손자가 그럭저럭 평안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소상히 알게 되니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줄곧 궂은비가 내려 인편을 구하지 못해 답장을 쓰지 못했으니, 안타까웠다고 하였다. 그런데 방금 손자가 예전처럼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다행스러웠다고 하였다. 이곳은 여러 식구들이 예전처럼 지내고 있으나 範이의 요절로 인해 말할 수 없을 만큼 慘痛하다고 하였다. 물길이 그다지 막혀 있지는 않다고 하면서, 손자가 내일 장례식에 와 참석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물길을 잘 헤아려 움직이라고 하였다. 삼복더위를 지나고 나면 촌집 하나를 골라서 기거하도록 하되, 손님 자리에 머물면서 공부를 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또한 朔望으로 하는 焚香은 그곳에서 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溫이가 개즙을 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마셨는데 몸 상태가 전날보다 크게 좋아진 줄은 아직 모르겠다고 하였다. 온 집안 식구들이 담박한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적지 않게 元氣를 補하게 되었으나 錢荒이 심각하여 어떻게 마련해서 줄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건넛마[越村]의 마마 소식은 근래 조용하다고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