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11월 14일, 류연린이 자신의 공부 상황을 전하고 아들의 방문 계획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1922년 11월 14일에 奮山 柳淵鱗(1868~1939)이 자신의 공부 상황을 전하고 아들의 방문 계획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먼저 서로의 회포를 풀지 못했는데 또 멀리 떨어지니 당신을 간절히 그리워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상대방과 그 가족들의 안부를 묻고 堊次 중인 新主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또 자기 집안의 新婦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어서 柳淵鱗은 근래 전혀 스스로를 검속하지 못하여 문란하게 법도를 잃은 채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하면서, 상대에게 말씀드릴 만한 제대로 된 근황도 없다고 하였다. 또한 한창 나이에 가는 세월을 아까워하며 부지런히 공부해야 하는 일을 소홀히 하여 집안의 遺業이 계승되지 못하게 하였으니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고 하였다. 가을에 많은 비가 내렸던 상황에서 喪을 당했던 상대의 집안에서는 어려움을 면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끝으로, 孟元 權錫元 兄과 마을의 여러 친구들이 자신과 그 얼마나 믿는 사이냐고 하면서 아들이 겨울 방학을 맞아 방문하면 잠깐이나마 그를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였다.
발급인 柳淵鱗은 자가 見卿, 호가 奮山이고 西山 金興洛 문인으로 響山 李晩燾의 사위이다. 일제강점기 때 군자금 모금을 주동하였으며 유고 2권이 전해진다. 또한 편지에 등장하는 孟元 兄은 權錫元(1798~1871)을 의미한다. 權錫元은 자가 孟善, 호가 密窩이고 본관은 安東이다. 부친은 權文赫이고 문하에 深棲 金永河를 두었다. 유고로 『密窩文集』이 전해진다.
이 편지는 1920년대 영남 지역 사족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일제강점기 때이나 시묘살이의 전통이 남아있었으며 자신의 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학문을 가르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