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12월 12일에 柳致遇가 자신의 학업의 상황을 전하고 새로 사돈이 된 사람을 소개하기 위해 벗에게 보낸 편지
1920년 12월 12일에 柳致遇가 자신의 학업의 상황을 전하고 새로 사돈이 된 사람을 소개하기 위해 벗에게 보낸 편지이다.
白首의 나이에 상봉하기 어려운 것은 으레 그런 것이고, 겨울 초에 醮禮로 石浦에 갔을 때 먼저 형의 기거를 물었는데 북으로 간 지 여러 날이 되었음을 알았다고 하였다. 늙고 천하면 사람들이 모두 버리는데 이렇게 미루어 가면 하늘이 반드시 버리게 되니 신실한 벗을 얻어 知己의 교분을 맺는 것만 못한데 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탄식하였다. 섣달이 여름 같다고 하며 각각의 안부를 물었다. 張公이 말한바 지난날 부모에게 길러지던 사람이 지금은 처자가 나에게서 먹는다는 것이니 늙어서 자식의 말을 듣는 것은 쉽지만 子弟가 父兄을 믿는 것은 어렵다고 하였다. 세상에 종종 꺼꾸러지고 털을 태울 만한 위기에 처한 사람이 어찌 이러한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니겠느냐고 하였다. 貴고을에 아직 古俗이 있다고 들었으니 ‘晉의 변경 사람이 훈도되어 선량하게 되었다.’는 것이니 얻은 바 없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놀라워하였다. 자신은 九耋의 從兄이 시기를 기다리고 있은 지 이미 오래되었고 두 손자가 배우기를 싫어함이 몹시 심하여 불안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하였다. 한가할 때마다 책을 통해 위로 千古의 사람을 벗하고 싶으나 게으름이 습관이 되어 문득 책을 펴면 곧 그치게 되니 어찌 좋은 상황이 있겠느냐고 하였다. 越人이 秦客에게 뱀을 접대했는데 객이 맛을 보고난 뒤에 그것이 뱀인 줄 알고 나와서 토했다고 하는데 상대가 만약 자신의 증세와 실정을 안다면 문득 나가 토할 것이라고 하였다. 院里 士極兄이 자신과 새로 사돈이 된 사람으로 만나기를 권유하였다. 자신이 끝내 人事를 닦지 못하고 한 통의 편지도 또한 이렇게 늦은 것을 미안해하며 새해 다복하기를 빌었다.
발급인인 柳致遇(1855~1924)는 본이 全州이고 자는 呂卿이며 호는 雅林이다. 부는 柳損文이다. 유고가 있으며 金興洛의 문인이다.
김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