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10월 6일, 金宗洛이 혼례에 필요한 深衣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柳基鎬에게 보낸 편지
1884년(고종 21) 10월 6일에 芝墅 金宗洛(1827~1887)이 혼례에 필요한 深衣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石隱 柳基鎬(1823~1886)에게 보낸 편지이다.
먼저, 달포 전에 손님을 접대하는 자리에 柳基鎬가 참석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골짜기 어귀에서 전별한 지 이미 열흘 남짓 되었고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이때에 柳基鎬가 한결같이 평안하신지, 아드님은 어버이를 모시며 독서를 하면서 평안하게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물었다. 金宗洛은 자신의 숙부께서 지난번에 泗濱書院에 가셨다가 곧이어 陶會(陶淵書院 혹은 陶山書院의 모임)에 참석하셨다고 하면서, 그의 건강에 대한 염려스런 마음을 전하였다. 자신은 鶴駕山에 성묘하러 갔다가 어제 저물녘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독이 매우 심하다고 하였다. 혼인 날짜가 임박하였는데도 필요한 모든 물품을 마련할 수단이 없다고 하면서 난감한 심정을 전하고, 또 요즘 新行하는 사람들이 모두 小衣를 착용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는 매우 창피스러운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深衣를 입혀서 예를 행할 생각이라고 하였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런 행위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지금 시대 사람으로서 옛날 제도에 따라 옷을 입으니 자신은 매우 당당하다고 하였다. 이어, 자신은 옷을 만드는 데에 어둡다고 하면서, 옛 제도를 모방하면서도 오늘날에도 편리한 大坪의 制度에 따라 柳基鎬 측에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26尺의 옷감을 보낸다고 하면서, 柳基鎬가 內間의 손을 빌리되 잘 看檢하면 深衣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추신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가선을 만들기 위한 亢羅 1尺을 아울러 보내는데 이것으로 6, 7가닥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부족하다면 부족한 대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