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2년 3월 25일, 류기호가 문집을 교감하는 일에 참석해 달라고 청하기 위해 湖上에 보낸 편지
1872년(고종 9) 3월 25일에 石隱 柳基鎬(1823~1886)가 문집을 교감하는 일에 참석해 달라고 청하기 위해 湖上에 보낸 편지이다.
먼저, 지난번에 인편이 급히 출발하는 바람에 답장을 써서 보낼 수 없었다고 하였다. 대강대강 편지를 써서 올리는 것은 長者를 섬기는 예에 어긋나기 때문에 며칠 지체하게 되었으므로 송구스런 마음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이즈음에 상대로부터 먼저 편지를 받게 되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하였다. 편지로 상대 및 그 아들, 同堂 여러분들이 평안하게 지내는 줄을 알게 되니 매우 다행스럽다고 하였다. 다만 公一 형의 병환 소식에 매우 근심스럽다고 하였다.
柳基鎬 자신은 일전에 북쪽으로 가는 일을 비 때문에 중도에서 그만두었다고 하였다. 지난 며칠 동안 근심에 휩싸여 있다고 하면서, 궁하고 고생스러운 자신의 삶이 한 번 펴는 것은 곧 운수소관이라고 하였다. 곁에서 모시고 있는 여러 사람들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으나, 伯從叔의 脚患이 끝내 낫지 않아서 짧은 거리를 거동하시는 것도 어렵다고 하였다. 季從叔께서 근래 阿從들과 함께 少父의 遺文 5, 6책을 정리하여 곧 교감할 계획인데, 이로 말미암아 少父를 그리워하는 슬픈 감회를 가지게 되시니, 도리어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교감하는 일에 巖兄(巖后 李晩慤) 및 同堂 여러분들을 오라고 청할 것인데 참석하지 못할 일이 있는지 물었다. 만약 원만하게 모임이 성사된다면 이를 계기로 상대를 모실 수 있을 것이니 어찌 좋은 기회가 아니겠느냐고 하였다.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