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12월 23일, 류기호가 高山書堂의 직임에 차출된 것과 관련하여 보낸 편지
1871년(고종 8) 12월 23일에 石隱 柳基鎬(1823~1886)가 高山書堂의 직임에 차출된 것과 관련하여 보낸 편지이다.
본문의 "海內"라는 말을 통해 볼 때, 수신자는 海底의 義城金氏 문중 사람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상대가 편지로 從氏 어르신이 星州에 가시면서 찬바람을 무릅쓰셨으나 기력이 손상되지 않으셨다고 한 것에 대해 다행스런 마음을 전하고, 李汝雷(寒洲 李震相)의 편지를 보았더니 "湖丈(곧 위의 從氏 어르신)께서 왕림해서 葬禮에 참석하시니 선대의 友誼를 잊지 않으심에 매우 감사하였다."고 하였으니, 그 집안 입장에서도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류기호 자신에게도 빛이 나는 일이었다고 하였다. 元佐(洗山 柳止鎬)가 스스로 많은 일을 만들어 하고 있어 수고가 많지만 서재를 무단히 오랫동안 비워두고 있으니 크게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고산서당에 관한 일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말씀이 많다고 하면서 황공하다고 하였다. 자신은 그저 여러 후생들 가운데 한때 錢穀을 관리하던 院任으로서 분수에 넘치게 조금의 정성과 힘을 다하고자 했던 사람일 뿐이라고 하였다. 아마도 류기호가 고산서당의 직임에 임명되고 다시 이를 사양하는 일과 관련된 얘기로 보이는데, 자세한 내용은 미상이다. 그러나 公議의 여하에 달린 것이라서 스스로 고집을 내세울 수 없으니 다만 모이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하였다. 講所에서 맡은 일에 대해서는, 가을에 있었던 상대의 말씀에 따라 거두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은 말씀하신 내용이 매우 편리하니 힘을 다해 다시 거두겠다고 하였다. 다만 잘라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번 상황이 어찌될지 두고 보겠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從氏 어른에게 안부편지를 드려야 하나 인편이 재촉할 뿐만 아니라 편지지가 없어서 보내지 못하니 죄송하다고 하였다.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