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9년 12월 6일, 김장한이 나침반을 빌려주지 못하는 이유를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69(고종 6)년 12월 6일에 金章漢이 나침반을 빌려달라는 상대방의 부탁을 받고서 그것을 들어주지 못하는 이유를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김장한은 먼저 服中에 있는 상대방이 혹한의 날씨 가운데 잘 지탱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마음이 위로된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예전대로 별 탈 없이 지내는 자신의 근황을 전하였다. 그리고 상대방이 분부한 일에 대해서는 잘 알았다고 하면서 장사 기일이 점점 다가와서 슬픈 감회가 든다고 하였다.
이어서 이 편지의 요지인 나침반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상대방이 빌려달라고 부탁한 나침반은 예전 것은 도수가 맞지 않아서 빌려 줄 수 없고, 다른 하나는 몇 해 전에 愚洞에 사는 申淸州 어른이 빌려갔는데 아직까지 찾아오지 않아서 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발급인 김장한(1833~1881)은 자가 壽敬, 본관이 安東, 부는 金鼎鎭, 金養根의 후손이다. 1861년 식년시 병과로 문과에 급제하여 司諫院正言을 지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制體’와 ‘下示事’와 같이 행을 바꾸는 형태로 존칭을 표현하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