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년 4월 16일, 강세륜이 백치첨사길명복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송영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12년(순조 12) 4월 16일에 姜世綸이 송영절도사에게 白峙僉使吉命福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이 편지는 강세륜이 송영절도사에게 보낸 것으로 송영절도사는 당시 柳喆祚(1771-1842)이다. 먼저 한밤중에 공적인 일로 이른 아침에 다정히 이야기할 시간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표하면서 편지를 시작하였다. 절도사의 행차가 무사히 도착하고 철에 따라 잘 계실 것이라 생각하니 위로되고 그립다고 하였다. 자신은 한결같이 예전에 서로 만났던 모습과 같으니 다시 아뢸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 뒤 본격적으로 이 편지를 쓴 이유가 나오는데, 강세륜은 상대방에게 백치첨사길명복이 東坡 李友가 머무는 곳의 주인이라고 하면서 백치는 상대방 고을의 관할이라고 들었는데 만일 영문에서 정성스레 돌봐준다면 영광스럽겠다고 하였다. 마지막 부분에서도 부탁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는데 상대방께서 그렇게 해준다면 천리 타지에서 분주하고 불안하게 있는 자신에게는 생색이 클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뒤에 다시 부디 보는 즉시 각별히 베풀어달라고 말한다.
발급인 강세륜(1761-1842)은 자가 文擧이고, 호는 芝園·芝圃, 본관은 晋州로, 출신지는 尙州이다. 증조는 姜碩蕃이고, 조부는 姜樸이며, 부친은 姜必岳이다. 외조부는 李載厚이다. 1783년(정조 7) 문과에 급제한 후, 掌令·試讀官·承旨·鍾城府使·司諫院大司諫·兵曹參判 등을 역임하였다. 1802년(순조 2) 영남 남인을 물리치기 위한 疏를 올리기도 하였다. 저서로 종성부사로 임명되어 임지로 가는 도중에 지은 시를 모은 시집 『北征錄』이 있는데, 종성부사 재직 중에 지은 시를 모아 엮은 『鍾山雜錄』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旌節’, ‘節宣’, ‘貴府’ 등과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는 형식으로 상대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