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6년 11월 7일, 강세백이 조부의 유묵을 전해주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766년(영조 42) 11월 7일, 皓隣 姜世白이 조부 菊圃 姜樸의 유묵을 전하기 위해서 보낸 편지이다.
강세백은 먼저 金園에서 만난 이후로는 소식이 끊어진 것에 대해 멀리서 그리운 마음을 전하였다. 이어서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조부의 山朞가 지나 간데다 세밑까지 되어서 슬픔으로 지내고 있는 자신의 근황도 전하였다.
편지 중반부에는 이 편지와 함께 보내는 시의 초고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우연히 상자 속을 살피다가 발견한 이 시는 바로 자신의 조부 강박이 상대방의 아버지에게 화답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유묵은 마땅히 상대방의 집에 있어야 하는데 조부가 겨를이 없어서 아직까지 집에 있었던 것 같다고 하면서 이번에 보내니 받아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말미 부분에는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서글픈 마음을 전하면서 마무리 하고 있다.
발급인 강세백(1748-1824)은 자가 淸之, 본관이 晉州, 부는 姜必岳이다. 1794년 정시 병과로 문과에 급제하여 校理‧應敎 등을 역임하였고, 문집이 전한다. 편지 중에 언급된 유묵의 주인은 그의 조부인 姜樸(1690-1742)이다. 자가 子純이고, 1715년에 식년시 을과로 문과에 급제하였다. 당대에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문집과 [菊圃瑣錄]이 전한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간찰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회문의 형식으로, 여백을 많이 남기고 내용을 쓰기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내용을 기록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서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