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2년 4월 7일, 김응조가 신홍망에게 술병과 함께 보낸 안부편지로 예전에 전별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한 병의 술을 부치면서 그를 위해 지은 시와 함께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편지
내용 및 특징
1662년(현종 3) 4월 7일에 金應祖가 벗 申弘望에게 술병과 함께 보낸 안부편지로 당신께서 예전에 해임하고 돌아갈 때 상을 당한 나머지 전별을 못했는데 이제야 한 병의 술을 부치면서 그를 위해 지은 시와 함께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편지이다.
김응조는 우선 맑고 화창한 이 계절에 당신께서 잘 지내고 있는지 상대방의 안부를 물었다. 당초에 당신께서 해임하고 돌아가던 날에 마침 상을 당해서 한 잔의 술로도 전별하지 못했으니 이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것을 지금까지도 뭐라 설명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술병을 드리려고 했으나 맛이 싱거워 마실 만하지 못하니 먼 길 가는 당신에게 드리기에는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여 청주로 바꾸어 드리려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마침 관에 가는 인편을 만나 감히 부쳐서 보내드리니, 실로 옛날에 한잔 술로 전별해 드렸어야 할 것과 매 한가지일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차라리 해후하는 것만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편지의 내용이 끝나고 추록 부분에 다음과 같이 한편의 시가 있는데, 김응조와 신홍망의 두터운 친분이 확인된다.
한잔의 유하주에 변함없는 이내마음/
봉한 편지에 옛정이 깊은 것을 누가 알리오/
옥처럼 아름다운 사람 생각하며/
마침 오주의 달 아래에서 술을 따르네/
위의 시는 문집에 「一壺酒寄望九」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한 병의 술을 신홍망에게 부치며 지은 것으로 작자가 신홍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이 시에서 특히 마지막 구절 "好向吳洲月下斟"은 李白의「送張舍人之江東」의 끝부분인 "吳洲에서 달을 보거든, 천리 밖에서 나를 생각해 주오[吳洲如見月, 千里幸相思.]."를 연상케 한다. 곧 멀리 있는 벗을 생각하는 것이다. 시에서 그리워하는 대상인 옥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바로 친구 신홍망을 가리킨다. 그리고 유하주는 신선이 마신다는 맛 좋은 술을 이르는데, 이 좋은 술을 마시면서 같이 마시지 못한 친구가 생각나는 것이다. 그를 위해 한 병의 유하주 술을 부치며 시를 읊고 있다.
발급인 김응조(1587-1667)은 자가 孝徵, 호는 鶴沙이고, 부친는 金大賢이며, 본관은 豊山이다. 柳成龍‧張顯光의 문인이다. 1613년 생원에 합격하였으나 광해군 때 입사할 뜻을 두지 않고 위기지학에 힘썼다. 1623년 문과에 급제하여 密陽府使로 있을 때 교학에 힘썼다. 獻納‧修撰‧校理‧禮曹參議‧工曹參議‧漢城府右尹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鶴沙集』․『追遠錄』․『辯誣錄』․『四禮問答』등이 전한다. 수취인 신홍망(1600-1673)은 자가 望久, 호는 孤松이고, 부친은 申之悌이고, 본관은 鵝州, 義城에 살았다. 1627년 진사에 합격하고, 1639년 문과에 급제하여 注書·持平·正言·豊基郡守 등을 역임하였다. 1652년 司憲府持平으로 있을 때 탄핵되어 2달간 벽동으로 유배되었다. 1659년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학교를 일으키고 교육에 힘썼다. 저서로는 『孤松集』이 전한다.
단문(袒免): 8촌 이하의 복에서 두루마기 따위의 윗옷의 소매를 벗고 머리에 사각건을 쓰는 상례(喪禮)를 말한다.
이 편지는 영천이씨 농암종택에서 엮은「先賢筆蹟」 안에 수록되어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