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12월 4일, 권현수가 화운시를 부탁하기 위해 박성휘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년 12월 4일, 權鉉叟가 화운시를 부탁하기 위해 朴聖徽에게 보낸 편지이다.
권현수는 박성휘에게 화운을 구한다는 말로 시작하여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7언 율시와 5언 절구를 각각 한 수씩 썼다. 7언 율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희미한 등불이 깜빡이는 삼경에 상대방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 깼더니 깊은 골짜기에 바람이 불고 달이 높이 떠올라 침상을 비추고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옛 친구는 소식이 없고 낡은 문은 항상 닫혀 찾는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새벽 창가에 일어나서 앉아있으니 마음이 안 좋아져서 짧은 시로 이별의 마음을 푼다고 하였다. 그 다음에 쓴 5언 절구의 내용은 기쁜 마음으로 상대방의 노래를 바라고 있는데 홀로 오래 머무를까 시름겹다고 하면서, 눈바람이 어지럽게 부는 것을 꺼리지 않고 옛 친구 기꺼이 찾아올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적었다. 편지 끝부분에는 자신의 모든 마음이 이 두 시구 안에 있으니 번다하게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고, 다만 상대방이 찾아와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만약 찾아와 주지 못할 상황이라면 자신의 시에 곧바로 화답하여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 외에 추록으로 『중용』을 보내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편지는 일반적으로 안부 인사를 건네는 말로 시작되는 여느 편지들과는 다른 형식을 보이고 있다. 인사말 대신 상대방에게 화운을 구한다는 말과 함께 두 수의 시를 썼는데, 이는 편지 전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급인이 편지를 보내는 주된 목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편지의 경우 자신이 보내는 시에 대한 화운을 부탁하는 사연 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기 때문에 회문 형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 처음에 거의 여백 없이 글을 적고 추록은 종이의 오른쪽 끝 부분에 기록하고 있다.
이 편지는 영천이씨 농암종택에서 엮은「先賢筆蹟」 안에 수록되어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