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1월 30일, 조상순이 상대의 아버지께서 벼슬에 물러난 것을 축하하고 자신이 지은 시를 보내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년 1월 30일, 趙尙純이 상대의 아버지께서 벼슬에 물러난 것을 축하하고 자신이 지은 시를 보내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처음 상대의 부친께서 大耋의 연세에 벼슬에 물러나는[引年] 임금의 은전을 얻은 것에 대하여 축하드리고 효자인 상대도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상대와 가족들의 안부를 묻고는 병에 걸려 지내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지난번 가을에 상대의 집안에서 잔치를 벌인 일에 대해 상대가 백발의 연세에도 부모님을 위하여 색동옷을 입고 뜰아래에서 춤을 춘 일을 전해 들었다고 하며 자신도 역시 그 소식에 기뻤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 상황을 알리고 그 때 잔치자리에서 시를 지은 일에 대하여 자신 역시 화답하는 시를 지어 보낸다고 하였다.
이 편지의 피봉은 단봉의 형태로 뒷면에 존재하나 현재 배접으로 인해 잘 확인되지 않지만 ‘朴院長 下使 省式謹封’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보 만으로는 정확한 수취인은 확인할 수 없다. 본문에서 자신을 ‘情弟’ 혹은 ‘弟’로 표현하고 있는 점으로 보면 자신과 동년배 정도 되는 인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발급인은 자신을 ‘服人’으로 표현하고 있고, 피봉에 ‘省式’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으로 봐서 복중에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편지의 말미에 ‘玆以數三拙句 謹寫以呈’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봐서 이 편지 이외에 시문도 함께 동봉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본문에서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춘다’고 하는 내용은 ‘老萊子遊戱’의 고사 또는 농암 이현보의 효행을 연상하게 하는 효와 관련한 내용으로서 요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의 경우는 우측 끝에서 둘째 줄부터 시작하여 한 바퀴 돌린 후 우측 첫 줄에 연월일과 성명을 기재한 회문 형식이며 행간에 이어 적지는 않았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편지에서는 총 6번 정도 대두와 격자를 사용하여 존경을 표현했다.
이 편지는 영천이씨 농암종택에서 엮은「先賢筆蹟」 안에 수록되어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