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2월 18일, 이수병이 근황을 전하고 호정으로 가는 일을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910년(융희 4) 2월 18일에 靜山 李壽炳(1850-1919)이 근황을 전하고 湖亭으로 가는 일을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이수병은 자가 炳彦, 본관이 載寧이다. 謹守堂 李相洛의 손자이자, 李冑榮의 아들로, 바로 石溪 李時明의 주손이다. 그는 月下 李相行의 문하에서 공부하였으며 가학을 충실히 계승한 학자로 평가된다.
먼저 이수병은 상대의 편지를 받고서, 이유 없이 생기던 열기가 깨끗이 없어졌으나, 한두 가지 자신을 推許한 점은 본래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대와 상대 아들의 안부를 물었다. 이수병 자신은 슬피 탄식하는 것 외에는 할 일 없이 한가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고, 또 작은 아기가 어리석어서 늘그막에 재미를 얻는 데에 도움이 못된다고 했다. 또 建兄이 찾아와 그와 하룻밤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消日하는 형편을 잘 알았다고 했다. 또한 그가 상대로부터 賭物을 많이 땄던 일을 극구 말하였다고 하였다. 湖亭에 가는 일은 상대와 자신이 굳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같고, 더구나 공역이 거의 끝났으니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자신은 일간에 가고자 하는데 柳啓八(晩山 柳昌植)도 가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가 오기를 기다려 함께 갈 것이라고 했으며, 건형은 이미 만났을 때에 약속했고 舜躍氏도 혹 생각이 없겠느냐고 하면서, 상대가 함께 오기를 희망하였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惠’·‘燕’ 등에 평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