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12월 28일, 이중화가 상대방이 서곡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905년 12월 28일, 李中華가 상대방이 西谷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상대방이 서곡으로 행차한다는 것을 들은 뒤로 소식을 듣지 못하여 그리운 마음 간절했는데, 뜻밖에 편지를 받아 상대방이 서쪽 행차에서 무사하게 돌아온 것을 알게 되어 위로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근래 추운 날씨에 상대방을 비롯한 여러 가족들이 모두 편안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상주인 자신은 그리움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전했다. 자신은 지난번에 남쪽으로 행차를 하여 수십 일 동안 지내다가 겨우 막 와서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며, 祥期가 이르러서 아픈 마음을 억누를 수 없는 정황을 전했다. 또한 여식의 병은 온갖 약을 써도 차도가 없고, 寅孫은 탈 없이 잘 지내지만 엿이나 유과만 먹는 등의 근황을 전하면서 모든 일이 이 지경인지라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였다. 끝으로 籒兄의 병은 심해지거나 덜해지지 않아서 시일을 기약할 수 없지만 내년 봄에 혼기를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喪禮는 죽음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四禮가운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용어 역시 특별하게 사용하는데, 서신을 나타내는 용어로 書나 札 등의 용어를 쓰지 않고 疏를 쓴다. 수취인이 喪人일 경우 哀座下 ․ 哀座前 ․ 哀座 ․ 哀次 등의 용어를 쓰고, 그가 머물고 있는 곳을 孝廬․ 廬所 ․ 廬下 ․ 廬次 ․ 廬史라고 칭한다. 그리고 服人일 경우는 服座下 ․ 服座前 ․ 服座 ․ 服案 ․ 服史 등의 용어를 쓴다. 이는 모두 『禮記』와 『孝經』 등에 근거하여 ‘哀’자와 ‘服’자를 쓰는 것이다. 이외에도 발급인은 스스로를 罪人이라고 표현하고, 문두에 稽顙 ․ 稽顙再拜 ․ 頓首 ․ 頓首再拜 ․ 省禮 ․ 省式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 용어들 역시 발급인 또는 수취인의 당시 상황이나 위계관계 등에 따라 구분하여 쓴다. 이 편지의 경우에는 발급인과 수취인이 모두 상중이기 때문에 서신을 나타내는 용어를 다 疏라고 썼다. 문두는 稽로 시작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罪弟라고 칭하였다. 편지의 내용 중에서도 ‘穹壤靡逮之痛’·‘荒迷不次’와 같은 표현은 편지에서 상주만이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惠䟽’·‘堂上’ 등에 평을 쓰고, ‘允郞’에서 궐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