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12월 25일, 이만호가 근황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904년(광무 8) 12월 25일에 李晩好(1845-1906)가 근황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이만호는 자가 學老, 본관이 진성으로, 李彙輔의 아들이다. 그의 둘째아들인 李中翰이 재령 이씨 충효당 주손인 李性浩의 장녀와 혼인하였다. 수취인은 피봉의 重侍史나 본문 내의 做履라는 말을 볼 때, 당시 33세이던 愼齋 李昌熙(이성호의 손자)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밑에 그리운 마음이 간절했는데 방금 상대의 종[奴]이 도착하고 겸하여 상대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고 하면서 후의에 감사를 표하였다. 이어 動駕한 후에 層堂의 건강이 좋고, 그들을 모시면서 공부하고 있는 상대가 건승함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상대가 三餘(독서하기에 좋은 시기로 곧 겨울과 밤, 흐리고 비오는 때)에 한 공부가 반드시 허술하지 않을 것인데, 어찌 그리도 겸양하느냐고 했다. 자신은 궁한 집에 멍하니 앉아서 온갖 감회가 용동하는 가운데 어느덧 쇠하고 말았으니 스스로 가련타고 했다. 또한 전염병과 같은 병증으로 주위가 신음하고 있으니, 어찌 가족들이 당장 평안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겠느냐고 했다. 이중한이 앓는 데가 있어 약 스무 첩을 지어서 歲後에 달여 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 며느리에게는 무슨 微恙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한창 때에 둘 내외가 건강하지 못하니 매우 근심스럽다고 하였다. 그들이 설 뒤에 조만간 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貴星, 情訊, 層堂 등과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는 형식으로 상대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