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5월, 이규종이 근황을 전하고 대련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사돈인 김익락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903년(광무 7) 5월에 晦山 李圭鍾(1847-1907)이 근황을 전하고 大練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사돈인 槐南 金益洛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 이규종은 자가 應粹, 본관이 載寧으로, 李漢榮의 아들이다. 平齋 李隆逸의 후손이다. 그의 장자인 李鉉基가 義城金氏와 혼인하였는데, 그녀는 霽山 金聖鐸의 주손인 김익락의 딸이다.
이규종은 근래 격조하여 天涯地角(하늘 끝과 땅의 귀퉁이.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과 같게 되니 매우 궁금하였다고 했다. 이어 김익락과 그 슬하의 안부를 물었다. 이규종 자신은 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끝날 기약이 없다고 했다. 懲孫 모녀는 다행히 별탈이 없으나, 다만 荒憂(飢餓의 근심)로 인하여 백척간두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였다고 했다. 이규종은 오늘 부내[汾川]에 문상을 하러 갈 일이 있는데 대련을 얻을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익락의 대련을 잠시 빌려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오면 때맞춰 돌려보내겠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靖體’·‘貴’ 등에 평을 쓰고, ‘膝下’ 에서는 궐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