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8월 26일, 이만응이 나무를 운반하는 일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97년 8월 26일에 繼尙 李晩鷹(1829-1905)이 나무를 운반하는 일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먼저, 긴 장마가 지나가고 서늘한 가을이 되니 늙은이의 세월 탄식이 더욱 간절했는데 이런 때에 보내준 편지를 받아 상대방을 비롯한 가족들이 평안하게 지내는 것을 알게 되니 축원하는 자신의 정성에 부합된다고 하였다. 이어서 자신은 체력이 나이와 함께 쇠해져서 올해 봄만 못하다는 것을 확연히 깨닫고 있지만 나머지 식구들이 편안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전하였다. 이다음 내용에는 뗏목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목재를 운반하는 일이 진행된 상황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있다. 물에 띄어 보낼 나무는 마르지 않으면 물에 뜨지 않기 때문에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겨우 達川江으로 가져왔지만 물이 없어서 운반하지 못했으며, 4~50리를 육지에서 실어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하였다. 자기 집의 나무도 함께 보낸 것이 있지만 아직 손을 못 쓰고 있다고 하면서 나무를 띄울만한 물이 충분히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李晩鷹은 자가 繼尙, 본관이 眞城이다. 1895년 12월에 예안통문을 작성하여 배포함으로써 의병을 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한 인물이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간찰은 일반적인 회문의 형식을 취하지는 않았다. 여백을 많이 남기고 내용을 쓰기 시작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남아 있는 여백과 행간에 줄을 낮춰서 적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