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년 7월 15일, 이성호가 서울행을 고집하는 손자를 만류할 수 있는 성인의 가르침을 적어 보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91년(고종 28) 7월에 李性浩(1839-1923)가 서울행을 고집하는 손자를 만류할 수 있는 성인의 가르침을 적어 보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이성호는 자가 惟聖, 본관이 재령으로, 藥坡 李鉉發의 아들이다. 곧 雲嶽 李涵의 주손이다.
이성호는 먼저 서로 간에 격조한 상황과 離群索居의 회한을 드러냈다. 이어 가을기운이 생기는 때를 맞아 수취인 형제와 그 아들이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늘 잡무에 매여 있다고 했고, 오직 아이들이 무탈한 것이 다행하다고 했다. 근래 뜻밖에 근심스러운 일이 생겨서 심신이 혼란한데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손자가 기어이 서울로 가겠다고 하는데 말려도 되지 않으니 장차 이를 어찌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상세히 살펴 이에 도움이 될 만한 성인의 가르침을 써서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松葉으로 爻辭를 지어 보내니 헤아려 달라고도 했다. 끝으로 당초에는 찾아가서 인사드릴 작정이었으나 관가에서 내방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族姪과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고 높이 쓰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높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