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년 5월 9일, 이갑영 등이 향음례를 주도하는 문제로 상의하기 위해 인량․저곡의 문중에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91년(고종 28) 5월 9일에 李甲榮(1824-1892) 등이 鄕飮禮를 주도하는 문제로 상의하기 위해 仁良․楮谷의 문중에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인 이갑영·李浩榮·李壽華·李壽萬은 모두 재령이씨 문중의 인물들이다. 이는 故里인 인량과 저곡[梧村]의 문중 인물들에게 회시하는 편지이다.
최근 관가에서 향음례를 거행하여 사람들을 용동시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끝내 어떤 일에 걸려서 금방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므로 매우 실망하였다고 했다. 대개 향음례는 투박한 풍속을 진정하고 士風을 돈독하게 하는 것이며 감영의 명령으로 인해 열읍에서 이를 좇아 곳곳에서 거행했는데, 우리 지역만 어찌 북을 쳐서 일어나지 않느냐고 했다. 더구나 관가가 이루고자 하는데도 이를 부응하지 못하는 것은 읍민이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드시 竹館에서 鄕內의 동지들에게 먼저 고하여 향음례를 거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수령의 행차가 머지않았다고 하므로 그전에 그를 賓으로 청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달 13일로 정하여 관에 나아가 보고하여 일이 잘못되지 않게 해 주기를 청하였다. 대저 이 모임은 자신들의 문중에서 창도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간의 절차를 잘 상의하여 미리 계획해 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면 자신들이 이달 11일에 令監을 모시고 갈 계획이라고 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官앞에 띄어 적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