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1월 15일, 김정섭이 부친인 상대가 길을 떠난 후의 안부를 묻고 집안 상황을 전하며 상대가 부탁한 물품을 부치기 위해 김병황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88년(고종 25) 1월 15일에 韋庵 金鼎燮(1862-1934)이 부친인 雲齋 金秉璜(1845-1914)에게 보낸 편지이다. 김병황의 자는 渭瑞, 본관은 豐山이다. 同副承旨 洛厓 金斗欽의 손자이자, 竹史 金洛周의 아들이다. 그는 2남 2녀를 두었는데, 이 가운데 김정섭이 장남이다. 김정섭의 자는 景九이다.
먼저 김정섭은 김병황이 행차한 후 며칠이 지났는데 春雪이 괴이하게 내리니 아침저녁으로 더욱 안부가 궁금하다고 하였다. 이어 途中에 있는 김병황이 피로로 기력을 상하지 않았는지, 枝谷 어르신은 만안하신지 안부를 물었다. 날짜를 따져 보건대 모레쯤 서울로 들어가실 것 같다고 하면서 어디에서 거처하실지 물었다. 김정섭은 할머니의 근력이 그럭저럭하시고 어머니와 여러 남매들도 예전처럼 지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25일 이후에 가게 될 것 같은데, 孟言과 함께 갈 생각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노자가 충분하지 못하고 長壽가 빚 독촉을 심하게 하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하였다. 黃布 1端의 가격이 많게는 10여 緡에 이르므로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하면서 양해해 달라고 하였다. 乾魚와 海衣를 부쳐 보내니 받아 달라고 하였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은 일반적인 회문식의 형식은 취하지는 않았다. 내용을 다 쓰고 처음으로 돌아가 행간에 추록을 기록하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