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10월 28일, 권준희가 딸아이 혼사의 일정을 통보하고 참석을 부탁하기 위해 이성호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88년(고종 25) 10월에 友巖 權準羲(1849-1936)가 딸아이 혼사의 일정을 통보하고 참석을 부탁하기 위해 李性浩(1839-1923)에게 보낸 편지이다. 권준희는 자가 啓象, 본관이 안동으로, 根窩 權{釒+翼}의 후사이다. 권익은 아들이 없고 딸만 두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인 權弼閨가 이성호의 아들인 李秉七에게 시집갔다. 따라서 권준희는 이병칠과는 처남매부지간이 되고, 이성호에게는 査下生이 된다. 이성호는 자가 惟聖, 본관이 재령으로, 藥坡 李鉉發의 아들이다. 재령 이씨 충효당의 주손이기도 하다.
권준희는 먼저 그간 편지를 보내지 않다가 이렇게 일이 생겨서 사람을 보내게 되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죄스럽다고 했다. 이어 추위가 시작되는 때를 맞아 이성호 형제와 그의 아들들이 평안하게 지내는지 안부를 물었다. 또한 혼사에 대해서 비할 바 없이 경사스럽다고 했다. 권준희는 부모님이 그럭저럭하시지만 자신이 風祟를 앓고 있기에 걱정스럽다고 했다.
딸아이 혼처가 바래미[海底]로 정해졌다고 하면서 12월에 예식을 올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 혼인은 과연 때를 놓친 것이고 모든 것이 미비한 점이 많기에 걱정이 그치지 않는다고 했다. 만약 틈이 나고 拘忌가 없으면 참석해 달라고 하였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棣室과 下照 앞에서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