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9월 4일, 김진림이 자신의 근황과 노년의 감회 등을 전하기 위해 사돈인 이현발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82년(고종 19) 9월에 浪坡 金鎭林(1802-1886)이 자신의 근황과 노년의 감회 등을 전하기 위해 사돈인 藥坡 李鉉發(1810-1884)에게 보낸 편지이다. 김진림은 자가 士恒, 본관이 의성으로, 생부는 東園 金羲壽이다. 부호군을 받았고, 시집이 있다. 이현발은 자가 台應, 본관이 재령으로, 李壽一의 아들이다. 壽職으로 통정대부 부호군을 받았고, 유집이 있다. 그는 雲嶽 李涵의 주손이다. 그의 장자인 李性浩(1839-1923)가 김진림의 둘째딸인 義城金氏 金又嬌와 혼인했다.
먼저 외손자가 오고 겸하여 이현발의 편지도 받았다고 했다. 편지를 읽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기쁘게 알게 됐다고 하였다. 또 이현발의 齒病이 심하고 아이들도 탈이 생긴 것은 피차가 마찬가지이고, 이현발의 계씨 집안의 輪氣는 어찌 그리도 계속되느냐고 하면서 근심이 그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죽지 않고 살면서 세상 시름을 실컷 겪고 있으니 벼슬을 받은 것은 그리 축하할 것이 못된다고 했다.
일전에 宜仁의 用觀(洛皐 이휘인)과 함께 臨淸閣의 李瓚의 명으로 川上에 모여 4, 5일을 머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芝菊에 가서 또 3, 4일 동안 모임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지 겨우 며칠 되었다고 했다. 肩輿를 이용한 나들이는 어디로 가든 지장이 없건만 자식 손자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임의대로 할 수 없는 신세라고 했다. 자신과 이현발이 이승에서 서로 만날 날이 다시없는데, 훗날 저 세상에서는 과연 손을 맞잡을 기약이 있겠느냐고도 했다. 끝으로 서울 소식에 대한 두려운 심정도 전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情’·‘靜’ 등에 평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