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8년 3월 17일, 이중린이 날이 갠 뒤 사위를 보낼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사돈인 김병황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78년(고종 15) 3월 17일에 雲圃 李中麟(1838-1917)이 사돈인 雲齋 金秉璜(1845-1914)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 이중린은 자가 振伯이고, 본관이 眞城이다. 그의 다른 호는 潢山이고, 禮安의 龍溪 출신이다. 그는 退溪 李滉의 후손으로, 雲山 李彙載의 손자이자, 石圃 李晩蓍의 아들이다. 溪堂 柳疇睦의 문인이었는데, 특히 안동 지역의 구한말 의병장으로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중린의 둘째사위인 金鼎燮은 바로 김병황의 장남이다. 이중린과 김병황은 서로 사돈지간이다.
이중린은 근근이 예전 그대로 지내고는 있으나 肢節이 저리고 말을 듣지 않아서 신음하며 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두 딸이 좋은 신랑을 만나게 되어 자신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고 하였다. 이중린은 김정섭이 재주가 훌륭한 데에 비하여 장인이 된 자신은 그렇지 못하니, 그를 點化할 책임을 자신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사위를 오랫동안 붙잡아 두고 싶지는 않지만 길이 질기 때문에 날씨가 개기를 기다려 阿姪들과 함께 보내 주겠다고 하면서 양해를 부탁하였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惠’·‘萱闈’ 등에 평을 쓰고, ‘厚意’’·‘眷位’에서 궐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