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8년 3월 20일, 이조원이 형수의 상사에 직접 조문하지 못한 사정을 설명하고 어머니의 방문 일정을 전하기 위해 이병칠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78년(고종 15) 3월에 李祖源이 형수의 상사에 직접 조문하지 못한 사정을 설명하고 어머니의 방문 일정을 전하기 위해 李秉七(1856-1936)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 이조원은 驪州人 李錫晋의 장남인데, 이석진은 수취인 이병칠의 고모부이다. 따라서 이조원은 이병칠에게 고종사촌이 된다. 이병칠은 藥坡 李鉉發의 손자이자, 李性浩의 아들로, 재령 이씨 충효당의 주손이다.
먼저 喪禍가 거듭 되어 형수님이 또 이렇게 돌아가니 자신은 부음을 받고 경악하여 어떻게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형님이 상중에 있고 또 아흔 되신 노인을 모시고 있으니 다른 喪妻에 비해 더 비통할 것이라고 했다. 이병칠은 첫째부인 안동권씨를 1872년에 잃은 데 이어, 둘째부인 진성이씨를 1877년 11월 23일에 잃은 바 있다. 또 진성이씨를 잃기 몇 달 전에 모친인 의성김씨를 잃었다. 지나친 슬픔에 빠지지 말기를 당부했다. 이어 이병칠을 포함한 여러 가족들의 안부를 물었다.
이조원 자신은 지체하지 않고 나아가 형수님의 궤연에 곡해야 했지만 어머님의 건강이 편하실 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작년 여름에 고모님을 잃고 겨울에는 또 사촌을 잃은 데 이어 올봄에는 堂母를 잃었다고 했다. 더구나 장시간 분주히 골몰하느라 한가한 날이 없었기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했다. 어머니께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갈수록 심해지고 또 기어이 內母를 영결하고자 하므로 내달 20일에 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람을 데리고 盤松(蒼水에서 仁良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마을 이름)에서 어머니를 맞아 달라고 부탁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耋’·‘侍’ 등에 평을 쓰고, ‘訃’’·‘伉’ 등에서 궐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