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3년 10월 20일, 김두흠이 손부의 병에 관하여 자신의 감정을 전하고 자신의 병 때문에 상대를 만나지 못한 사정 등을 알리기 위해 사돈인 강진규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73년(고종 10) 10월 20일에 洛厓 金斗欽(1804-1877)이 사돈인 櫟菴 姜晉奎(1817-1891)에게 보낸 편지이다. 김두흠은 자가 文一, 본관이 豐山이다. 그는 鶴沙 金應祖의 형인 深谷 金慶祖의 후손으로, 鶴南 金重佑의 아들이다. 생부는 金重南이다. 그는 文科와 重試에 급제하고, 관직이 同副承旨에 이르렀다. 강진규는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이 禮曹參判에 오른 인물로, 특히 西學 배척에 앞장섰다. 강진규의 아들 姜鍮는 발급인 김두흠의 막내사위이다.
김두흠은 보름 후에 孫婦가 이름을 알 수 없는 병증에 걸렸기 때문에 꼬박 사흘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지냈는데 오늘 아침부터 차도가 있는 것 같다고 소식을 전하였다. 그는 저간의 초조하던 심정을 이루 말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또 자신은 숙병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나을 기약이 없어서 강진규와 만나려던 계획을 마침내 이루지 못하였기에 매우 섭섭하였다고 하였다. 손자아이를 추위를 무릅쓰고 보냈는데 무탈하게 갔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를 붙잡지 말고 즉시 돌려보내 달라고 하였다. 끝으로 焚黃을 순조롭게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하였다.
이 편지는 피봉의 여러 가지 형식 가운데 單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봉이라는 것은 피봉이 하나인 것으로 피봉이 있는 경우와 피봉이 없는 경우가 있다. 피봉이 있는 경우도 내지가 단봉에 빈틈없이 딱 맞아 들어간다. 이 편지는 피봉이 있는 경우이다. 상단에 봉함처를 사용하고 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惠覆, 台體와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는 형식으로 상대에 대한 존대를 표시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