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7년 8월 9일, 이상건 등이 책을 간행하는 일의 장소와 날짜를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67년(고종 4) 8월에 迂隱 李相健(1795-1867) 등이 책을 간행하는 일의 장소와 날짜를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은 이상건과 李敎榮 2인으로 모두 재령 이씨 인물이다. 이 가운데 이상건은 자가 日卿으로, 盤窩 李光振의 차남이다. 이광진은 存齋 李徽逸의 주손이다.
聖優 군 일행이 얻은 책자가 매우 많다고 하면서, 지금 연소배들로 하여금 베껴 내게 하여 거의 일을 마쳤다고 했다. 刻手가 오늘 들어왔는데 지금은 자신들의 일이 매우 급하기 때문에 한 번 모여서 의논하지 않고 장소와 날짜를 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그들이 너무 심하게 돌아가겠다고 재촉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하겠느냐고 했다. 날씨가 잠깐 서늘해져서 왕래하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기에, 台應과 성우가 지금 잠시 왕림하여 이 일을 숙의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책자에 의논할 부분이 많아서 오로지 이 사람들을 의지하고 있는데 그들이 장차 12일에 산에서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敎侄(이름에 敎 자가 들어간 조카)도 그때에 내려가는 편이 있고, 각수들도 며칠 내로 나아가 뵙고자 한다고 하니 貴中에서 모이는 것이 편리할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이현발이 지난번 보낸 편지에서 이른 일에 대해서는 바빠서 답장할 겨를이 없으므로 서로 만나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편지의 경우에는 회전형식에 이르지는 않았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