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년 2월 20일, 류주목이 상대의 아들에게 가르침을 허락한다는 내용으로 김낙주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62년(철종 13) 2월 20일에 溪堂 柳疇睦(1813-1872)이 보낸 편지이다. 尙州愚川 출신인 류주목은 자가 叔斌이고, 본관이 豐山이다. 洛坡 柳厚祚의 장남이며, 江皐 柳尋春의 손자이다. 西厓 柳成龍의 아들인 修巖 柳袗의 주손이다. 그는 一道의 丈席으로서 영남의 추앙을 받던 학자이다. 그의 학문은 류심춘의 가르침을 집안에서 승습하고 옛 성현의 책과 조선 諸先儒의 학설을 널리 연구한 데에 기초하였다고 한다.
류주목은 서울에 계신 아버지 류후조께서 평안하시다는 소식을 받았고 어머니께서 건강을 회복하시게 되었으므로 매우 기쁘고 다행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처가 무탈하게 잘 돌아온 것도 하나의 다행한 일이라고 하였다. 류주목은 상대의 아들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매 단정하고 영특하니 매우 훌륭하고 사랑스럽다고 하였다. 또 자신에게 가르침을 청한 것에 대하여, 단정하고 영특하여 장래가 있는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 없다고 하였다. 류주목은 자신에게 자신을 이룬 공부[成己之工]가 없는데 남을 이루어 주는 도[成物之道]를 말했으니 스스로를 속이고 남도 속이는 것에 가깝지 않겠느냐고도 하였다. 그러나 끝에 가서는 이를 계기로 계속하여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여 가르침을 허락하였다. 내용을 볼 때 편지의 수취인은 金洛周이고 그 아들은 金秉璜인 것으로 보인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崇函’·‘重堂’·‘侍彩’ 등에 평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