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4년 12월 22일, 이병운 형제가 『밀암집』을 간행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24년(순조 24) 12월에 俛齋 李秉運(1766-1841) 형제가 『密菴集』을 간행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보낸 편지이다. 이병운・李秉進・李秉遠은 모두 大山 李象靖의 손자이자, 艮巖 李埦의 아들이다. 가학을 잘 계승하여 당시 영남학파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던 학자들이었다. 이 편지는 기본적으로 密菴 李栽의 문집을 간행하는 일과 관련하여 재령이씨 측에서 문의한 문제에 대한 회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병운 형제의 조부인 이상정은 바로 이재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안부 인사 부분을 생략하고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밀암 선조의 遺集은 一方의 사우들이 마음을 다해 경영한 것에 힘입어서 널리 전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진실로 다행하다고 했다. 그리고 수취인 측에서 언급한 글에 대한 일은 同堂의 훌륭한 사적인데 인몰되고 말았으니 진실로 기이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이 일을 둘 것인지 뺄 것인지는 자신들에게 속한 문제가 아니며 넣고 빼는 문제는 오직 本家의 지휘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貴宗과 상의하여 결정해서 다시 가르쳐 주면 자신들은 그에 따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간찰의 경우에는 우측과 상단에 여백을 많이 남기고 내용을 쓰기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돌려쓴 뒤에, 우측에 비워둔 부분에서 끝맺음을 하고 있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