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2년 3월 8일, 김희신이 배를 새로 만든 뒤에 보고하기 위해 김해 관아에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22년 3월 8일, 김희신이 金海 관아에 보낸 편지이다. 먼저 밤에 여행으로 피곤한 나머지 정무보시는 체후가 편안한지 묻고, 자신은 한결같이 정신없이 자잘한 일에 빠져 지낸다고 하였다. 배를 새로 만든 뒤에는 자연히 죄가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는 예가 있어 장교를 보내 살폈더니 張字船은 다른 것에 비해 가장 작았다고 하였다. 劉大得은 피하는 것을 꾸미는데 능하여 처음에는 허실을 서로 가릴까 염려하였는데 어젯밤에 소속창고의 보고를 보니 이것이나 저것이나 마찬가지로 같았다고 하였다. 길이와 넓이를 가지고 논하면 실을 수 있는 것은 다른 배보다 수백 斛은 줄 것이니, 만리 파도 속에 잘 건너길 보장하기 어려워 부득이 다른 고을에 정박 중인 것 가운데에서 몸집이 크고 튼튼한 것을 대신 보내니 이것이 함께 이루어나가는 의리라고 하였다. 묵묵히 헤아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 귀부의 곡물이 비록 많지만 14척 중에 나누어 실은 것이 다 한 고을 당 배 한 척이 아니라면 조금도 방해가 없다면서 뱃사공 10여명이 낭패를 본 것은 비록 매우 딱하지만 사사로운 것으로 공적인 것을 해칠 수는 없다고 하였다. 大得이 머물러 정박하는 것이 그가 바라던 것에 적중하니 매우 통탄스럽고 못되었다고 하면서 일이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이렇게 우러러 보고할 뿐이라고 하였다.
이 편지는 피봉의 여러 가지 형식 가운데 單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봉이라는 것은 피봉이 하나인 것으로 피봉이 있는 경우와 피봉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 편지와 같이 피봉이 없는 경우는 내지에 사연을 쓰고 다 접은 다음 그 접은 곳이 바로 보통의 피봉과 동일하게 중간을 기점으로 좌우에 수급자와 발급자에 대한 사항을 쓰고 아래 봉합처에 해당하는 곳에 착명하였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登照, 撼頓과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는 형식으로 상대에 대한 존대를 표시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朴大鉉,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