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4년 3월 1일, 김낙행이 닭실의 요구에 대한 자신의 뜻을 전하고 절선을 보내 주기를 청하기 위해 부친인 김성탁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734년(영조 10) 3월 1일에 九思堂 金樂行(1708-1766)이 닭실의 요구에 대한 자신의 뜻을 전하고 節扇을 보내 달라고 청하기 위해 부친인 霽山 金聖鐸에게 보낸 편지이다.
김낙행은 어제 비로 막혀 가던 길을 멈추었는데 오늘 떠난다면 寒食까지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닭실에서 집으로 보내는 편지를 보니, 전라도 관찰사에게 편지를 보내고 변증 문건을 싸서 보내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김성탁이 판단을 하겠지만, 자신의 뜻으로는 극히 온당치 못한 것 같으므로 결코 따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관찰사가 보낸 것이 있고 또 절선도 보내 주었다고 들었다고 하면서 사실이냐고 물었다. 김낙행의 장인인 權薛의 큰아들인 權正傳도 이를 듣고 한 자루를 얻고 싶어 하는데 보내줄 수 없겠는지 물었다. 沙洞은 두 자루만을 얻었기 때문에 여유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 편지는 피봉의 여러 가지 형식 가운데 單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봉이라는 것은 피봉이 하나인 것으로 피봉이 있는 경우와 피봉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 편지와 같이 피봉이 없는 경우는 내지에 사연을 쓰고 다 접은 다음 그 접은 곳이 바로 보통의 피봉과 동일하게 중간을 기점으로 좌우에 수급자와 발급자에 대한 사항을 쓰고 아래 봉합처에 해당하는 곳에 서압하고 ‘謹封’이라 적었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편지의 경우 내용이 길지 않기 때문에 회전형식에 이르지는 않았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5번에 걸쳐 줄을 바꿔서 극행으로 올린다거나 대두를 사용하여 존경을 표현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