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7년 11월 24일, 권두응이 상대의 병환에 대한 안부를 묻기 위해 김낙행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727년(영조 3) 11월 24일에 大拙子 權斗應(1656-1732)이 九思堂 金樂行(1708-1766)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 권두응은 자가 文徵, 본관이 안동으로, 荷塘 權斗寅의 동생이다. 書法에 크게 능하여, 그 이름이 중국에까지 알려질 정도였다고 했다. 이른바 酉谷三絶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수취인 김낙행은 안동권씨와 혼인하였는데 안동권씨는 權薛의 딸이자 발급인 권두응의 손녀이다. 따라서 김낙행은 권두응의 孫壻이다.
먼저 권두응은 서로 헤어진 지 오래되었는데 소식 또한 뜸하니 궁금하였다고 했다. 김낙행이 오랜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깊이 염려스럽다고 했다. 증상이 어떠한지도 물었다. 그러면서 반드시 잘 조리하여 속히 완쾌되는 것이 늙은이의 바람이라고 했다. 추신에서는 김낙행의 부친인 霽山 金聖鐸에게는 안부편지를 하지 못하는 것이 죄스럽고 안타깝다고 하면서, 이 마음을 아뢰어 달라고 했다.
이 편지는 피봉의 여러 가지 형식 가운데 單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봉이라는 것은 피봉이 하나인 것으로 피봉이 있는 경우와 피봉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 편지와 같이 피봉이 없는 경우는 내지에 사연을 쓰고 다 접은 다음 그 접은 곳이 바로 보통의 피봉과 동일하게 중간을 기점으로 좌우에 수급자와 발급자에 대한 사항을 쓰고 아래 봉합처에 해당하는 곳에 서압하였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편지의 경우 내용이 길지 않기 때문에 회전형식에 이르지는 않았다. 다만 추록은 위쪽 여백에 기록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