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유년 10월 27일, 이문기가 도문연을 치를 기일을 물린 일 등을 전하기 위해 장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기유년 10월 27일에 李文夔가 장인에게 보낸 편지이다. 제산종택의 간찰 중 발급인이 이문기로 되어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그가 霽山 金聖鐸의 사위인 李東英일 가능성이 있는데 확신할 수는 없다.
엊그제 琴韶를 지나는 靑松 사람 편에 편지를 부쳐 보냈는데 편지가 과연 제때 들어갔는지 물었다. 지금 인편이 와서 장인이 보낸 편지를 보고, 장인이 건승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위안이 되었다고 했다. 다만 장모님의 환후가 늘 차도가 없다고 하므로, 염려스럽다고 하였다. 이문기 자신은 그럭저럭 평안하지만 石田의 소식을 막 들으니 親患이 한결같다고 했다고 하였다. 仲父의 行期는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하는데, 到門宴은 다음달 8일로 물렀다고 했다. 이문기는 자신이 받은 편지에서 집사람의 병세가 차도가 없다고 하므로, 內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끝으로 서울 소식은 근래 들은 바가 없다고 했으며, 엊그제 아뢰었던 바는 장인이 보았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장인의 아들에게는 겨를이 없어서 답장하지 못하니 사정을 전해 달라고 하였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의 경우는 상여백까지 이어서 적고 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伏承’에서 ‘下書’로 이어지는 부분이나 ‘寒冱’에서 ‘靜中’으로 이어지는 부분 등은 행을 바꾸어 써서 상대가 주체임을 나타내는 동시에 존대를 나타내었고, 이를 포함하여 ‘下示’ 또는 ‘下覽’이라는 용어는 극행으로 올려 역시 상대가 주체임을 나타나고 존대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주체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고도 알 수 있게 한 부분이다. ‘聘母主’의 경우는 존대해야할 대상이므로 행을 옮겨 극행으로 평궐을 하고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