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12월 19일, 남호조가 상대 중씨의 부음을 듣고 위로하기 위하여 김 원장에게 보낸 위문편지
내용 및 특징
갑인년 12월 19일에 南澔朝가 金院長에게 보낸 위문편지이다. 남호조는 자가 文老이고, 본관이 英陽으로, 南有鎭의 아들이다. 김 원장은 남호조의 사돈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남호조는 상대의 仲氏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부음을 받고 매우 놀라고 슬펐다고 하였다. 이에 앞서 병환이 위중하다고 듣기는 했으나 신이 돕고 잘 조섭하여 완쾌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어찌 人事가 갑자기 이에 이르게 되었느냐고 하였다. 이어 형제를 잃은 상대의 애통한 심정을 위로하고, 상대와 그 아들 및 조카들의 안부를 물었다. 남호조는 상대 중씨와 약관부터 교유하고 만년에는 사돈관계를 맺은 처지에 갑자기 그를 잃게 되니 매우 애통하다고 했다. 또 상대가 얻은 빼어난 손자에 대해 매우 기특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런 경사와 상사에 대하여 마땅히 남들보다 늦게 인사해서는 아니 되었으나, 이렇게 逋慢하였으니 매우 죄송하다고 하였다. 상대 손녀가 집안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매우 많은 고생을 실컷 겪고 예쁜 얼굴이 전혀 딴사람처럼 바뀌었으므로, 자신이 부끄러워서 할 말을 모르겠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편지를 써놓고 나서 査夫人의 회갑 잔치가 임박하였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미 직접 나아가 축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 편지 본문에서 누락하고 추신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였다.
喪禮는 죽음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四禮가운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서간문 가운데 위장은 일반 서간에 비해 특별한 서식을 갖추고 있다. 즉 일반 서간에 비해 글씨를 작게 쓰고 초서가 아닌 정서를 쓰며 지면의 상단을 확연하게 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어 역시 특별하게 사용하는데, 서신을 나타내는 용어로 書나 札 등의 용어를 쓰지 않고 疏를 쓴다. 또 수취인이 喪人일 경우 哀座下 ․ 哀座前 ․ 哀座 ․ 哀次 등의 용어를, 그가 머물고 있는 곳을 孝廬 ․ 廬所 ․ 廬下 ․ 廬次 ․ 廬史라고 칭한다. 그리고 服人일 경우는 服座下 ․ 服座前 ․ 服座 ․ 服案 ․ 服史 등의 용어를 쓴다. 이는 모두 『禮記』와 『孝經』 등에 근거하여 ‘哀’자와 ‘服’자를 쓰는 것이다. 이외에도 발급인은 스스로를 罪人이라고 표현하고, 문두에 稽顙 ․ 稽顙再拜 ․ 頓首 ․ 頓首再拜 ․ 省禮 ․ 省式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 용어들 역시 발급인 또는 수취인의 당시 상황이나 위계관계 등에 따라 구분하여 쓴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