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년 1월 22일, 이광흠 등이 세고를 합편하여 간행하는 문제 등을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임신년 1월에 李光欽 등이 世稿를 합편하여 간행하는 문제 등을 상의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인 이광흠․李鉉羲․李正浩․李秉栽․李秉株․李壽貞 등은 모두 재령 이씨 인물들이다.
먼저 여름 말의 편지를 동지에 받았던 것은 먼 곳에서 일하느라 형편상 그러했던 것이라고 했다. 世稿와 연명 편지를 받아 읽으니 감회가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宗議를 보느라 답장이 늦어졌음을 말하고 수취인들의 새해 안부를 물었다. 자신들은 前規를 지켜서 약소하게나마 巖亭에서 花樹會를 베풀고 이틀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세고를 합쳐서 만들자는 수취인 측의 편지 언급에 대해서 이를 훌륭한 뜻이라고 했다. 이곳에 남아 있는 3책은 실로 曉山公의 정성어린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것을 간행하지 못하여 답답한 심정이었고 또 수취인 측의 가르침을 받게 되었으므로 이번 종친 모임 자리에서 상의하니 모두들 옷깃을 여미었으나 조금도 힘이 미치지 못했다고 하였다. 효산공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봐 탄식만 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鷄說詩는 이미 本稿의 常享文에 들어가 있다고 하고, 鄭琢의 시는 이곳에 징험할 문헌이 없다고 하면서 수취인들이 본 바가 있느냐고 물었다. 끝으로 景斗와 노닐던 것을 생각하면 아련히 어제의 일과 같은데 지금 그의 이름[자신들이 받았던 연명 편지에서의 이름]을 보니 울적해진다고 했다. 이밖에도 팔순에 죽은 李善益과 3년 동안 병만 앓고 있는 泰規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僉體’·‘來喩’·‘善益氏‘ 등에 평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